생활의 지혜

속지 말자, 보험사 솔깃한 거짓말(Scrap)

Tony the 명품 2010. 10. 16. 20:09

이경은 기자 diva@chosun.com  

연말이 다가오면서 일부 보험사들의 과장 마케팅이 도(度)를 더해가고 있다. 보험 상품을 엄청난 수익을 안겨주는 고수익 상품으로 '달콤하게' 포장해 팔거나 혹은 조만간 절판되는 상품이니까 사라지기 전에 빨리 가입해야 한다면서 재촉하는 식이다.

저금리 시대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려운 투자자들은 설마 신뢰로 먹고사는 금융회사가 고객을 속이리라곤 생각조차 못하고 유혹에 넘어가고 만다.

전문가들은 보험 상품에 가입한 후 땅 치고 후회하지 않으려면, 소비자가 보험사의 '새빨간 거짓말'과 '숨은 진실'을 가려낼 줄 알아야 한다고 충고한다. 일부 부도덕한 보험사 상담원(텔레마케터)들이 일상적으로 즐겨 쓰는 대표적인 거짓말 세가지를 소개한다.

①"5%짜리 복리 예금이랍니다"

"고객님, 요즘 투자할 데 없으시죠? 이번에 저희 회사에서 5%짜리 복리 예금을 출시했어요. 특별한 조건에 드리는 거니까 놓치지 마세요." 회사원 최규진(36)씨는 최근 H보험사 상담원으로부터 솔깃한 전화를 한 통 받았다.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가 연 3%대 초반에 불과한 요즘 같은 시기에, 이자를 연 5%나 주고 그것도 복리로 운용해 주는 특별한 상품이 나왔으니 가입하라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최씨가 만약 '5%짜리 복리 예금'이라는 보험사 말만 믿고 덜컥 가입했다간 낭패 보기 십상이다. H보험사가 파는 상품은 1년짜리 정기예금이 아니라, 만기가 5년 이상으로 긴 '저축보험'이기 때문이다.

저축보험은 매달 소액을 넣어 만기 때 목돈을 찾는다는 점에서는 은행 정기적금과 비슷하지만, 만기가 통상 3년 이상으로 길며 보험 상품이어서 원금에서 위험보장 보험료가 일부 떼인다는 점이 다르다. 물론 저축보험은 10년 이상 유지 시 비과세 혜택을 주긴 하지만, 최씨처럼 1~2년간 돈을 모아서 내 집 마련이나 결혼자금 등에 쓸 요량이라면 만기 전에 해약해야 하니 손해가 막심하다. 더구나 연 5% 이자는 변동금리여서 매달 달라지기 때문에 만기까지 5% 금리를 계속해서 챙기리란 보장도 없다.

②"비과세 상품인데 연말에 사라져요"

일부 보험사 상담원들은 전화를 걸어 다짜고짜 "연말에 없어진다"면서 말을 시작한다. 하지만 이는 상대방의 관심을 끌어내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

보험사에서 파는 비과세 상품이라고 하면 연금보험이나 저축보험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상품은 비과세 혜택을 주기 때문에 10년 이상만 유지하면 이자소득세(15.4%)를 내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정부가 이 같은 비과세 보험을 2010년 12월에 없애겠다고 발표한 적은 없다. 만약 이런 식의 절판 마케팅으로 공포감을 조성하면서 가입을 권하는 상담원 전화를 받았다면 "누가, 언제 비과세 보험을 없애겠다고 발표했나요?"라고 조목조목 따져보자. 상담원은 금세 말문이 막혀버려 먼저 전화를 끊어버릴 것이다.

③"우수고객 100분에게만 드립니다"

"고객님은 이번에 저희 회사가 선정한 특별 고객님에 포함되셨습니다." 이런 식으로 시작하는 마케팅 전화를 거는 상담원 역시 소비자를 울리는 대표적인 사기 영업꾼일 가능성이 크다. 상담원이 권하는 상품은 VIP 고객만 가입할 수 있는 특별 상품이 아닌 경우가 허다하고, 보험사 내에서 우수고객 100명을 엄격한 심사를 거쳐 특별 선정했다든가 하는 사실 자체도 없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얘기다. 만약 소비자 본인이 해당 보험사의 특별고객 선정 이벤트에 응모하지도 않았는데, 당첨 운운하는 전화가 걸려와 상품 가입을 권유한다면 반드시 별도로 확인해 보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