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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포커스] 계좌이동제에 떨고 있는 은행들(Scrap)

Tony the 명품 2014. 5. 28. 14:26

 

전산시스템 개발 9월 1차 마무리
은행권, 막대한 비용 등 혼란 우려
서울경제 | 신무경기자 | 입력 2014.05.27 21:03

 

출금이체정보 통합관리 내년 4월 최종 개발 완료
수수료 수익 악화 불가피… 英·호주 등 계좌이동 저조
"실익 크지 않다" 회의론도


오는 2016년부터 실시할 예정인 '계좌이동제'를 위한 준비작업이 막을 올렸다.

시중은행들은 계좌이동제 준비의 일환으로 관련 전산 시스템 개발작업을 3·4분기 중으로 1차 마무리할 예정이다.

하지만 시중은행들은 은행 내부적으로 막대한 전산 비용이 드는 등 대혼란을 겪을 수도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해외 사례에서 보듯이 계좌이동제의 실효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어 실제 시행까지는 난관이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금융계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출금이체정보 통합관리 시스템' 구축을 위한 실무작업에 나섰다.

9월까지 1차 개발을 완료하는 것이 목표이며 이르면 내년 4월 최종 완료할 계획이다.

출금이체정보 통합관리 시스템으로 고객들은 보험·통신비 등 계좌에서 빠져나가는 자동이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으며 추후 손쉽게 이체정보를 변경할 수 있다. 시중은행들은 이 같은 전산 시스템 개발이 궁극적으로 계좌이동제 준비의 시발점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계좌이동제 실시 발표 이래 은행연합회 주도로 한두 차례 실무진 회의를 진행했다"면서 "전산 부분을 먼저 해결하자는 의미에서 출금이체정보 통합관리 시스템 작업에 나섰다"고 말했다.

시중은행들도 앞다퉈 계좌이동제 공부를 위한 사전답사에 돌입했다.

우리은행 같은 일부 시중은행은 영국·호주·네덜란드 등 이미 계좌이동제를 실시하는 나라에 이르면 9월께 직원들을 파견해 답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계좌이동제를 위한 준비작업은 가시화되고 있지만 시중은행들은 제도 시행에 대한 공포감을 쉽게 떨치지 못하고 있다.

전산 시스템 개발을 위해 막대한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되고 계좌이동제 실시에 따른 수수료 수익 악화가 걱정되기 때문이다. A은행의 한 부행장은 "근저당설정비 부담부터 시작해 3년 이내밖에 못 받는 중도상환 수수료 문제까지 가늠하기 어려운 비용 문제가 발생해 우려된다"고 전했다.

이처럼 은행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자 실질적으로 계좌이동제가 실시되겠느냐는 회의감마저 돌고 있다. B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금융계에서 은행들의 로비력도 상당함에 따라 계좌이동제가 실제로 도입될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영국·호주 등의 사례에 비춰볼 때 계좌이동제에 따른 실익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의 경우 개선됐다는 계좌이동제가 지난 2013년 9월 시행됐지만 실적은 미미하다. 이후 계좌이동 실적은 월평균 약 10만건으로 연간 120만건의 계좌이동이 발생한다고 가정할 때 전체 주거래계좌(약 7,600만좌)의 1.6%가 이동하고 있다. 호주에서는 영국에 비해 다소 높은 연간 4~5%의 주거래계좌가 거래은행을 교체하고 있다.

송치훈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은 "통신사의 번호이동제가 활성화된 것처럼 우리나라에서는 계좌이동제 이용률이 약 5% 정도 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해외 사례에 비춰보면 계좌이동 활성화는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지방은행에는 좋은 기회가 되는 반면 대형은행들은 바짝 긴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신무경기자 m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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