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에서는 갑작스레 중풍이 발생했을 때 ‘막힌 곳을 뚫는다’는 의미로 손끝에 피를 내라고 한다. 이를 ‘사혈(瀉血)요법’이라 하여 한의학에서는 널리 사용되는 방법이다. 체했을 때 손가락을 따는 방법이나 부항도 ‘사혈요법’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 방법만이 최선일까.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내과 조기호 교수 “중풍 초기 피를 내는 치료법에 대해서는 효과가 알려진 바 없다”며 “
피를 내는 이유는, 아주 심한 고혈압 환자의 혈압을 일시적으로 강하하기 위해서지 중풍이 발생했을 때 사혈요법이 응급처치방법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한 조 교수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이나 일본에서도 피를 내는 방법이 중풍 완화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는 없었다. 오히려 심한 당뇨병 환자는 피를 낸 부위에 상처가 아물지 않아 고생할 수 있으며 위생상의 문제로 세균 감염을 일으킬 수 있으니 함부로 피를 내면 안 된다”고 말했다.
중풍일 때 사혈요법 이외에 우황청심환을 먹으면 응급처치가 될 거라고 믿는 사람도 있다. 이에 대해 조 교수는 “
우황청심환은 중풍의 흔한 증상 중 하나인 ‘연하 장애’(음식물을 씹거나 삼키지 못하는 장애)로 인해 폐에 음식물이 들어가는 ‘흡인성 폐렴’을 유발할 위험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때는 잘못된 상식으로 응급처치를 하지 말고 가능한 한 빨리 한방병원 응급실로 환자를 데려가는 것이 최선이다.
/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lks@chosun.com 이미진 헬스조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