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지혜

애지중지 내 차, 팔 때 손해보지 않으려면(Scrap)

Tony the 명품 2013. 12. 7. 14:21


[최기성 기자의 유레카] 애지중지 내 차, 팔 때 손해보지 않으려면

매일경제 | 입력 2013.12.06 18:09
신차는 사는 순간 중고차가 된다. 신차를 구입한 뒤 폐차할 때까지 타거나 가족에게 무상으로 넘겨주지 않는 이상 중고차로 팔게 된다.

국내 소비자들은 신차를 산 지 3~5년이 지났을 때 중고차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 남들보다 싼 값에 처리하게 된다면 배가 아플 수밖에 없다.

애지중지 타던 자신의 차를 손해보고 팔지 않으려면 손품 발품을 팔아야 한다. 하지만 무조건 손품 발품을 많이 들였다고 좋은 값에 판매되는 것은 아니다. 전략이 필요하다.

1. 판매가를 적정하게 책정하라 중고차쇼핑몰에서 중고차 딜러 3~4명을 선정한 뒤 전화로 매입가와 판매가를 알아본다. 다른 판매자들이 내놓은 같은 모델, 같은 연식의 차가 얼마에 나왔는지도 살펴보면 자신의 차가 얼마 정도 받을지 감이 온다.

매물을 올릴 때 판매가를 결정하기 힘들다면 매입가와 판매가의 중간 정도를 써넣는다. 높은 가격을 받고 싶다며 동종 매물보다 너무 비싸게 가격을 기재하는 것은 피하는 게 좋다. 가격을 어느 정도까지 깎아줄 수 있는지 기준을 세워두는 것도 필요하다. 구매자들도 가격 정보를 파악하고 있어 가격이 비싸면 판매하기 어렵다.

구매자가 중고차 딜러라면 직접 만나 가격을 절충하기 전에 계약금 일부를 받는 것은 피해야 한다. 딜러가 쇼핑몰에 게재된 차 상태와 다르다며 흠을 잡아 가격을 내려도 미리받은 계약금에 발목을 잡혀 위약금을 물 수 있거나 계약파기가 힘들 수 있다.

2. 차 상태는 정확하게 써야 비싼 가격에 팔고 싶다는 욕심 때문에 자신의 차 상태를 속이거나 두루뭉술하게 쓰는 것은 피해야 한다. 차의 장단점은 최대한 객관적으로 기록하고 차주의 직업과 판매하려는 이유 등도 함께 써두면 좋다. 쇼핑몰에 차를 내놓더라도 결국은 상대방과 직접 만나 거래하게 되고, 상대방이 차 상태를 점검하기 때문이다. 차 상태를 속였다가는 계약이 취소돼 시간과 비용만 낭비하게 된다.

사고 유무 등을 구매자에게 알려주지 않았다면 향후 법적 소송 등 분쟁에 휘말릴 수도 있다. 게다가 중고차는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이 떨어지는 속성이 있어 더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쇼핑몰 운영업체가 제공하는 진단서비스를 이용하면 차 상태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아울러 차를 판매한 뒤 발생하는 클레임 문제에서도 자유로워진다.

3. 차계부나 정비기록을 챙기라 부품 수리 및 소모품 교체 등을 기록해둔 차계부나 정비내역서는 차의 가치를 한층 높여준다. 차계부는 차주가 차를 잘 관리했다는 증거가 된다. 차계부가 있는 차는 없는 차보다 상태가 좋다고 볼 수도 있다.

타이어, 배터리, 엔진오일, 타이밍벨트 등 주요 부품 및 소모품 교환내역이 차계부에 적혀 있다면 가격을 좀 더 받을 수 있다. 차계부가 있는 차를 매입할 때 차종이나 연식에 따라 10만~50만원 정도 더 주는 딜러들도 있다.

일본에서는 중고차 평가 사정 기준에 차계부가 있으면 차 가치를 5% 높게 매기게 돼 있다. 반면 차계부가 없는 차는 품질을 믿을 수 없다는 이유로 10% 정도 가격이 떨어진다.

차계부가 없다면 정비업체에서 점검하거나 수리할 때 받은 내역서로 대신할 수 있다. 사고이력을 알려주는 보험개발원의 카히스토리(car history)를 발급받아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사고 기록이 없다면 가격을 좀 더 비싸게 책정하는 객관적 증거가 된다. 사고 기록이 있더라도 어차피 구매자가 발급받는 경우가 많으므로 미리 제공해 신뢰도를 높이는 데 활용할 수 있다.

4. 사진발을 좋게 만들어라 사진은 계약 전까지 차를 직접 살펴볼 수 없는 인터넷 거래의 단점을 보완해주고, 구매자들의 눈길을 끌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평범하게 넣어서는 별다른 효과를 볼 수 없다. 인터넷사이트에 차를 내놓는 사람들이 대부분 사진을 넣기 때문에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

이왕 사진을 찍을 거라면 흙먼지가 날리는 곳보다는 공원처럼 경치가 좋은 곳을 선택하는 게 낫다. 또 사진 한 장만 올릴 게 아니라 전후좌우, 실내를 모두 찍어두는 게 좋다. 간단한 포토샵 기능을 사용해도 괜찮다. 단, 실물을 왜곡시킬 정도로 과도하게 포장해 차 상태를 왜곡하면 구매자와 직접 만났을 때 거래가 취소될 수 있다.

5. 중고부품으로 가치를 높이라 개인에게 차를 팔 때 정비업체에서 가격이 저렴한 중고부품을 이용해 차 상태를 좋게 만드는 상품화(차 가치를 높이는 작업)를 거치면 좀 더 좋은 값을 받을 수 있다. 엔진, 변속기 등에 발생한 문제는 구매 욕구를 떨어뜨리므로 되도록 고친 이후에 파는 게 낫다.

이왕이면 실내외 세차를 해주고, 담배 냄새 등 악취도 제거해주면 좋다. 일부 소유자는 차 값을 더 높게 받을 욕심으로 비싼 돈을 들여 광택까지 하기도 하는데 광택은 쓸데없는 비용 낭비가 될 가능성이 높다.

딜러에게 팔 때는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 상품화를 하지 않는 게 오히려 더 나을 수 있다. 딜러들은 소비자들보다 더 싼 가격에 상품화 작업을 할 수 있어 소요된 비용만큼 효과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매경닷컴 최기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