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지혜

중고차 시장의 법칙.."니가 본 그 차 빼고 다 있어"(Scrap)

Tony the 명품 2014. 6. 16. 16:41

파이낸셜뉴스 | 이대율 | 입력 2014.06.16  

  • 중고차딜러 : 어서오
    남자 : 중고차 사이트에서 매물 보고 왔는데요. 와, 진짜 매장 크다… 없는 게 없네요.

    중고차딜러 : 국내 최대규모니까요. 웬만한 차량은 한 가지 빼곤 다 보유하고 있습니다.

    남자 : 한 가지요? 그게 뭔데요?

    중고차딜러 : 네가 보고 온 차.

    남자 : (털썩, 눈물 주르륵)

    '중고차의 법칙'이라는 이말년의 4컷 만화는 처음 봤을 땐 웃음이 나오지만, 곧 씁쓸함으로 바뀌게 된다. 실제 중고차시장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중고차시장에는 왜 내가 보고 온 차만 없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무조건 낮은 가격을 좋아하는 소비자"와 "포털검색 노출을 위해 큰 비용을 지출하는 중고차회사"의 순환고리 때문이다.

    중고차를 사고자 마음먹은 소비자의 많은 수가 포털 사이트에서 '중고차' 키워드로 검색한다. 이후 자연스럽게 접근성이 좋은 위에 노출된 사이트부터 클릭하게 되는데, 포털의 상단 링크 사이트는 광고비를 내고 노출되는 곳이다. 더구나 입찰방식으로 높은 금액을 쓸수록 상단으로 올라가고, 클릭당 지출되기 때문에 소요되는 비용이 크다.

    따라서 중고차업체는 지출한 비용만큼 효과를 얻어야 하는데, 이때 네임밸류가 없는 군소 중고차업체가 많이 취하는 방법이 "존재하지 않는 낮은 가격으로 차를 올려서 소비자를 유혹"하는 형태이다.

    일명 '미끼 매물', '낚시 매물'이라 불리는 것으로 터무니없는 가격의 중고차, 예를 들어 2천만 원대인 2012년식 스포티지R 4WD 리미티드 모델을 800만원대에 올리는 것이다. 중고차시세를 안다면, 어이없어 할 가격이지만 잘 모르는 경우 "중고니까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유혹에 빠질 수 있다.

    그러므로 사고이력이나 용도변경, 특이한 튜닝 등의 이유가 없는데도 평균 중고차시세보다 20% 이상 저렴하다면 한 번 더 확인해야 한다. 그렇게 싼 차량은 허위매물이 아니라도 사고를 숨기고 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일반 소비자가 중고차 시세를 확인하고 싶다면 카즈, 엔카등과 같이 10년이 넘은 운영경력과 다량의 차량을 보유한 중고차매매사이트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중고차사이트 카즈 (http://www.carz.co.kr)의 매물관리부 최경욱 팀장은 "그랜저HG라면 딜러가 소비자에게 사는 가격도 천만원 후반에서 2천만원 초반이다. 그런데 딜러가 소비자에게 그랜저HG를 천만 원에 판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며 "저렴한 차량을 찾는 노력은 해야 하지만, 현실적이지 않은 가격의 차량에 희망을 품다가는 더 큰 비용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amosdy@fnnews.com 이대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