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king & Cooking

[스크랩] 바.보.아.내...닮았을까.. 호박 그린올리브 빵.

Tony the 명품 2010. 8. 25. 21:26

 

아내의 빈자리는....

신랑에게 조금..컸나봅니다.

 

아니다..조금이 아니고 플러스...조금 더 많이..

 

약 한달 정도의 한국행을 마치고 여러가지 사연을 담아 도착했던 밴쿠버 공항.

바쁜 회사일정임에도 공항으로 달려와준 신랑.

 

그런데..

왜 그렇게..살이 빠진거야 자기야....응...?

 

 

 

 

미안해..

 

 

 

 

 

 

냉장고 문을 열어보니 마음이 또다시 싸...해짐.

 

 

뭘 먹고 지냈을까나...

사 먹는 음식.

좋아하지도 않는 당신.

 

다시 회사로 돌아가야 하는 신랑에게 짠..시러운 웃음이 저절로 나오더라구요.

 

"저녁은 꼭 집에서 먹어야 해요. 나는 지금 피곤함이 하나도 없당께요~~~~~"

 

혹시나...

아내가 힘들어 잠들까봐...저녁은 사먹고 오겠다는 신랑말에 내 목소리는 고래고래...

 

문닫고 나간 그 사람의 흔적에

나도 모르게 맺히는 눈물...

 

 

 

 

 

 

 

짐정리도 하지 않고 곧바로 한국 마켓으로 날아갔다 왔슴당.

무엇보다도 낭군님께서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

 

순두부찌개..만들어야 했거든요..^^;;

 

 

그리고 동시에

다음날 아침에 먹을 빵 반죽해놓고..ㅎ...

 

노란 호박퓨레와 그린 올리브를 찬장에서 꺼내어

차근차근.

 

 

그렇죠..? 맞죠..?

저의 신랑사랑 발효빵.

 

일단 말씀드릴께요.

 

 

'두둥~~둥둥~~'

 

재료

밀가루 (unbleached all-purposed flour) - 300g (중력분)

바다소금 - 1작은술

인스턴트이스트 - 1작은술

미지근한 우유 - 145g (미지근한 물을 사용하셔도 괜찮아요)

달걀 - 2개

꿀 - 3큰술

올리브 오일 - 1큰술

삶은 호박 (또는 단호박) - 150g

그린 올리브 - 50g (없으면 생략~)
호박씨 - 윗부분에 얹을 양...

 

 

 

네.

무반죽 빵입니다~

 

힘이 없어서 걍...무반죽으로 만들어 보았어욤..^^*

달걀도 2개씩 넣어주고..

심심할까봐 물대신 우유 넣어주고..

 

설렁거리는 분위기로 반죽하는 것이지만 이왕이면 골고루...아시죠?

 

 

 

 

 

약 3시간 정도..? 지난 후의 모습이여요

실온에 놓아두었구요~

구멍이 숭숭..

 

 

 

 

가스빼기라는 개념에서 볼때...

고무주걱을 이용하여 몇번 쓰윽..비비듯이 돌려주시고..

 

약 30분 정도 벤치타임 해주시면 좋으실 듯.

 

 

 

 

덧밀가루가 충분히 뿌려진 작업대에 반죽을 부어..

 

 

 

 

나무주걱에도 덧밀가루 묻히고 얼추 모양새를 잡아..

 

 

 

 

밀가루 양이 그리 많지 않기에 식빵틀이 아닌

파운드케이크 틀에 넣어주었습니다.

 

반죽의 형태로 볼때 모양잡기가 쉽지 않을터이니

그냥...틀에 부어주시듯 넣으셔도 되어요..^^

 

2차발효 시작해 주시구요~

아무래도...오븐에서의 볼륨...쉽지 않을 것 같은 예감.

보시는 님들도 그러하시죠?ㅎ~

 

 

 

 

약 50분정도 지난 후의 모습이여요

윗부분에는 호박씨를 뿌리고,

 

충~~~~~~~분히 예열된 350도F (180도C)오븐에서 약 35~40분정도 굽기

 

 

맞다..

오븐안에 반죽을 넣기 전,

스팀 해주시면 더더욱 좋겠네요^^

 

 

Tip

오늘과 같은 무반죽 빵의 경우..

벤치타임을 30분 정도 해주었는데요.

 

사실..

냉장고에 넣어 반나절이나 하루정도..놔두셔도 괜찮답니다.

다시 말씀 드리면 1차발효후, 주걱으로 뒤적뒤적 해주시고 냉장고에 넣는다는 얘기죠.

 

그럴경우..

더욱 빵시러운 질감이 나오거든요.

 

한국에 가기 전 벤치타임을 냉장고에서 했던 호박빵을 만들었는데 걍..잊어버렸다는...사진...^^

 

 

그린올리브의 경우..

조금은 새콤한 맛이 어쩌면 입맛에 맞지 않을 수도 있사오니 생략하시거나

블랙올리브로 대체하셔도 좋으실 듯 하네요.

 

 

 

 

 

 

 

 

 

단순한 재료.

단순한 반죽.

그러함에도.....어여쁜 빛깔과

순박한 자태.

 

 

지금 다시 보니

나 보다...훨씬 괜찮은 녀석인걸.

 

 

 

 

 

 

늙은호박과 그린 올리브의 엉켜있는 모습.

 

애쓰며 주물럭거린 반죽도 아닌데

그렇게 두 녀석들은

오히려...

 

편안한 모습으로..

구멍 숭숭 뚫려진 착한 모습으로..

이어졌습니다.

 

 

 

마치

누구와 누구처럼...

 

 

 

 

 

 

오늘같은 무반죽 발효빵의 경우

지금 방법으로 구워주신다면 살짝은 떡의 질감인 듯한...? 빵맛을 느끼실 꺼에요.

 

 

그러함에도

좋다..느끼는 이유는

아직 이 아지메의 몸상태가..주춤하기 땜시일까요...? ^^...

 

 

 

 

 

 

지금 밴의 여름 날씨는

상.쾌.함.

 

그 가운데 진동했던 호박의 구수함과 왠지모를 달짝지근했던 향.

 

 

 

내가 제일 좋아하는 여름이것만..

나도 모르게 기다리고 있나보다..

 

가을...

 

 

아마 저처럼

올 여름을 빨리 보내고픈 분들도 계실련지.

 

 

 

 

 

 

맛.

정말 괜찮아요.

 

밋밋함으로 나갈 수도 있었을 무반죽 호박빵이였것만

달걀을 한개도 아닌 두개..퐁당..

 

 

 

아지메야......

아직도 무엇인가 서둘러야 할 일이 있는거야..? 응..?ㅎ...

 

 

 

 

 

밴쿠버를 비웠던 날은 길지 않았던 시간이였는데

빵...꼭...안아보았더랍니다.

 

아..물론 주위에 누가 있나없나..먼저 둘러보고...풉~

 

 

 

밴의..나의 집.

낡고 오래된 오븐에서 나온..

간만의 빵을 보니

행복.

 

정말..단순하지욤..? ^^;;

 

 

 

 

 

 

개인적으로 연두빛 올리브에 더 끌리는 이 엄니.

 

오래전 이스라엘에 있을 때...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니겠지만

거의 매일 오후,

아랍시장으로 걸어가면 그 곳의 상인들이 동양인인 저에게

얼마나 관대하고 많이 베풀어 주었던지요..

 

그 중에서도 특히 케밥과 같은 음식과 더불어 그린 올리브.

그 시간. 그 장소. 그들의 목소리. 그들의 웃음.

그리고 더불어 군데군데 깨진, 하얀색이 아닌 조금은 바랜 상아색 볼에 담겼던 그린 올리브.

 

결코..결코 잊어 버릴 수 없답니다.

 

 

하이고....야그가 또 새나가고 ...ㅎ...

 

 

 

 

 

신랑..

 

당신과 나 말이야..

 

이 녀석들처럼 엉켜있음에..

향기로울까...?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건 아마도

내 탓임을 알기에..

 

 

 

 

 

 

보드러운...사랑스러운 맛을 느끼고 싶으신가요.

 

촉촉한...touch..

원하시나요.

 

바로..이 녀석이라 생각하는데....

 

 

 

 

 

푸근합니다.

 

마치 신랑의 품안에서처럼..

 

 

 

 

 

 

부드럽고 수수합니다..

 

마치... 11년 넘도록 똑같이 저를 쳐다보는 신랑의 눈빛처럼...

 

 

 

 

 

 

도착한 날 저녁.

 

퇴근한 신랑은 허겁지겁 식탁의 음식을 먹고

곧이어

나를 똑바로 앉히더니

시작했더라지요.

 

사실..

혼냈더라지요.

 

 

자신도 추수리지 못하고

여러사람 걱정시켜가며 다쳤던 순간.

 

많이 혼났습니다.

눈물..

참느라고.

 

 

 

 

 

 

 

 

 

개인적인 일들도 있었기에

조금은 힘들었던...

 

날아가면서 던져버리려 애쓰며

하늘을 보고 또 보고.

 

구멍..생겼을라나...?ㅎ..

 

 

 

 

 

밴에 가까이 왔음을 느꼈을때는....

 

왜 그리도 흐느낌에 진정을 못했던지요.

이유...

모르겠어요.

 

 

안도감.

그러한 느낌 밖에는....

 

 

 

 

 

응..

나...바.보.아.내. 인가봐 신랑.

 

나 혼자 힘들었다고 믿고

나 혼자 아팠다고 믿고

그럼에도...

나 혼자...울었다고 믿고....

 

 

 

 

 

 

 

요즘 남자들과는 조금 다르게..

보수적이고 고지식함을 담고 있는 이 사람.

 

혼나는데 부모님보다도 무섭고 선생님 보다도 무섭고...^^;

무조건 잘못했다고 대답하는 나.

 

잘못...맞거든요..

 

나와 살아가니까 나의 사고방식에 맞추어야 한다는 그의 말.

 

저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네..

신랑의 이야기.

저에겐...절대적으로 옳은 이야기랍니다.

 

지금까지...10년 넘은 결혼생활 동안

내가 그리도 신랑을 바라보며 여전히 가슴 두근거렸던 이유는

그이가....저에게 맞추어 주려고 노력했던 까닭인거죠.

 

 

 

항상...내가 당신을 더 좋아한다고 종알거렸던 애교에도 무심한 척 했던 얼굴..

 

나혼자 당신을 향해 아이처럼 노래불렀던 '사랑해'... 못 들는 척 하던 표정..

 

 

그런데..

 

그 오랜시간

신랑의 두 눈은 나만 바라보고 있었어.

신랑의 마음엔 나만 살고 있었어.

내가 움켜쥐려고 한 적이 없음에도 변함없이 나를 감싸주었던 당신의 마음이였어.

 

 

바보아내가 이번에 철..드나봐..ㅎ....

 

 

 

 

 

 

고운 호박빵.

 

정말 글을 쓰다보니 이 아지메를 닮은 것이 아닌 훨씬 좋은 빵인걸요..?^^

 

갖고 있는 빛깔을 그대로 나타내고..향도 그대로 나타내고..

있는 그대로...

 

 

 

어렵지 않은 무반죽 발효빵이오니

울 아줌씨들~~~~~~~~~~~~~~~~~~~~~~~~

아무런 걱정하지 말고 만들어 보삼.. 헤~

 

 

 

 

참...잠시 미성년자는 패쓰해야 할 부분의 짧은 스토리 하나. 

보물들은 함께 오지 않았더랍니당~

이 곳은 9월초가 개학이기에 그 때에 맞춰서 오거든요

 

따라서

약 한달동안...

 

저와 신랑은 신혼.....

푸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하아..넘 좋아한다....^^;;;;

 

 

공항으로 향하는 길

친정엄마의 말씀~

 

"조심해라 딸~~~~~~~~"

 

"머리 아픈 것도 좋아졌으니 넘 걱정하지 마세요~"

 

"아니...그것말고... 셋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짜노..?^^;;;;;;;;;;;;;;;;;;;;;;;

 

 

 

 

 

 

 

자~!!!!

시작입니다~!!!

 

이 여인의 또 다른 2막.. 시작입니다~

 

 

그건글코 감..잡으셨죠..

아마도 한동안은 주구장창창창...신랑 수다만 늘어놓을지도..모른다는....

지금이 기회입니다~
완전 신랑에게 올인~~!!!!!!!!!

 

오홍홍홍~~~

 

제가 그렇죠 뭐~~~^^*

 

 

 

다시 돌아왔어요. 내 집으로..내 신랑 곁으로..

 

이제는 아둥바둥이 아닌 천천히..살포시..숨쉬며 살아가렵니다..

 

순박한 노란빛..어여쁜 호박빵 처럼....^^*

 

 

 

 

추천 꾸욱~

감솨~^^*

 

출처 : 엄니의 뜨거운 빵집 & 브런치 bar
글쓴이 : 좋은엄니 원글보기
메모 : 무반죽 호박그린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