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지혜

상황별 효과적인 감정 표현법(Scrap)

Tony the 명품 2012. 1. 4. 11:29

화날 때 빨간 펜으로 왜 화나는지 쓰고, 슬플 때 중년 가장, 가족과 영화 보며 울고, 웃길 때 눈·입꼬리 써서 전두엽 자극

입력 : 2012.01.04

감정을 억제하면 신체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상사와 갈등이 있을 때 퇴근길 승용차 안에서 고함을 지르면 평정심을 되찾는데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기쁨·슬픔·분노 등의 감정을 느껴도 당시 상황이나 주변의 시선을 의식해 제대로 표현하지 못할 때가 많다. 이런 경우에도 감정을 최대한 효과적으로 나타내야 스트레스를 막고 감정 표현이 가져다 주는 건강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진표 교수는 "습관적으로 감정을 억제하면, 나중에는 감정을 표현하려고 해도 할 수 없는 감정표현불능증에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웃어야 할 때

체면이 신경 쓰이면=체면 때문에 큰 소리로 못 웃을 때는 "기가 막히게 재미있다", "눈물날 만큼 우습다"고 말로 표현하자. 삼육대 상담심리학과 서경현 교수는 "짧은 단어만으로도 억제된 감정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평소에 다양한 어휘로 즐거움을 표현하면 즐거운 감정을 저절로 더 잘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공식 석상에서=소리내서 웃고 싶은데 회의·수업 등 공식적인 자리라서 그럴 수 없으면, 눈과 입을 최대한 많이 사용해 미소를 짓는다. 입꼬리를 올리고 눈꼬리를 내려 뺨을 자극하면 뇌의 전두엽이 활성화돼 충분히 웃은 것과 같은 느낌을 받는다. 그러면 웃음으로 인한 건강 효과까지 소리내서 웃었을 때와 비슷하게 얻을 수 있다.

혼자만 못 웃을 때=평소에 즐거워도 웃음을 참는 버릇이 든 사람은 즐거움을 느끼는 감정이 무뎌져서 잘 웃지 못한다. 국제웃음치료협회 한광일 회장은 "웃음을 습관적으로 참으면 면역체계가 불안정해져 질병에 잘 걸린다는 외국 연구 결과도 있다"며 "억지로라도 웃는 습관을 들이면 뇌가 자극되고 엔돌핀이 분비되면서 즐거움을 느끼는 감정이 다시 살아난다"고 말했다.

울어야 할 때

생활에 지친 가장=한국 남성은 힘든 상황을 가족에게 하소연하고 싶어도 가장의 권위 때문에 참는다. 이 때는 가족과 슬픈 영화를 보면서 간접적으로 감정을 표현하자. 객석에서 영화 때문인 척하면서 슬쩍 울어보자. 홍진표 교수는 "우는 모습을 가족에게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우울감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시댁과의 갈등=시댁과의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울어도 우울감이 해소되지 않는다. 그보다 남편이나 친구에게 시댁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자. 홍 교수는 "시댁 흉을 볼 친구는 가족 문제를 이야기해도 수치심이 들지 않을 만큼 아주 친해야 한다"며 "병원에서 상담을 받는 사람 중, 친구에게 가족사를 이야기한 뒤 후회했던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실연·이혼한 뒤=실연이나 이혼을 겪은 뒤 애써 밝게 생활하려는 사람이 많은데, 감정 표현을 억제하면 오히려 우울증에 걸린다. 뇌에서 멜라토닌이 분비되는 밤에 어두운 곳에서 슬픈 노래를 들으면서 우는 것이 가장 좋다. 한국심리상담센터 강용 원장은 "하지만 슬픈 감정을 습관적으로 표현하다 보면 그 때문에 오히려 우울증에 걸릴 수도 있다"며 "어두운 곳에서 혼자 우는 것은 한 달에 한두 번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화내야 할 때

상사와의 갈등=직장 상사와 갈등이 생기면 그 순간 바로 화를 내기 어렵다. 이런 날은 퇴근 할 때 차 안에서 소리를 질러보자. 강용 원장은 "소리를 한 번만 질러도 분노가 상당히 가라앉는다"며 "혼자 화를 낼 장소를 정해 놓으면 그 공간에 있을 때 심리적 안정감까지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자녀 때문에 화나면=자녀 때문에 속상한 감정을 글로 써본다. 서경현 교수는 "자신의 감정을 글로 쓰게 하는 심리상담 기법이 있는데, 이는 현재의 감정을 다스리는 것과 함께 평소 분노감을 조절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빨간색 등 강한 색깔의 펜으로 쓰면 효과가 더 좋다.

/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hj@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