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떨어졌지만 여전히 거품 끼어…
인구구조 변화·대외변수가 하락 주요인
정부가 4·1 부동산대책에 이어 빚을 내 집을 사라고 권하는 8·28 부동산대책을 내놓으며 매매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부동산 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전셋값은 미친 듯이 폭등하고 있고, 월세는 부담스럽다. 그렇다면 이제 집을 사야 하는 것일까.
- 서울 강남을 비롯해 경기 용인 등지의 아파트 가격은 2006~2008년 고점 대비 절반 수준으로 하락한 곳도 있다. 정부가 매매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내놨지만 정부의 의도대로 활성화될지는 미지수다.
서울 강북 노원구에서 79.3㎡(24평형) 아파트에 1억3000만원 전세로 살고 있는 김모씨(38)는 요즘 고민이 깊다. 같은 단지에 102.4㎡(30평형) 아파트가 2억3000만원에 급매물로 나왔기 때문이다. 전세(1억6000만원)를 안고 투자하면 그리 큰돈을 들이지 않아도 되지만 쉽게 결정을 못하고 있다. 아파트를 사고 나서 집값이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최근 김씨처럼 집을 사야 하는지 고민하는 세입자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주택시장의 최근 트렌드와 향후 전망은 그들에게 ‘집을 사지 마라’고 ‘돌직구’를 날린다. 그동안 집값은 계속 떨어져 왔고, 이미 하락세로 돌아선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도 사라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❶ 앞으로 5년은 집값 하락
가격 떠받치는 수요 줄어 반등 못해
집을 사면 안 되는 가장 큰 이유는 현재 집값이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주택시장이 대세 하락기에 접어든 만큼 향후 짧게는 5~6년, 길게는 10년 이상 집값이 지속적으로 하락한다는 점에서 집을 살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선대인 선대인연구소 소장의 전망이다. “수도권 주택시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집값이 하락하고, 거래량도 감소하고 있다. 향후 5~6년 동안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2008년 고점 대비 30~50% 가량 하락할 것이다. 지방의 경우 지역별로 다르지만 역시 25~30% 가량은 하락해야 정상적인 수준으로 회복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부동산 투기의 핵심이었던 아파트의 가격은 2000년대 폭등했다. 외환위기 이후 2002년 말까지 10% 가까운 경제성장과 은행들의 대출 확대 경쟁,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주택공급 부족 등으로 전국적으로 주택가격이 급등했다. 2003~2004년 노무현 정부의 강력한 투기억제 대책이 나오면서 주춤했던 아파트 가격은 ‘한국판 뉴딜’로 불렸던 건설부양책이 쏟아지면서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2005년 ‘판교발 로또 열풍’과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의 뉴타운 개발 사업은 2차 폭등의 기폭제가 됐다. 하지만 2008년 말 글로벌 경제위기를 고비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부동산 투기가 가라앉으면서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명목가격뿐 아니라 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아파트 실질가격 추이에서 하락세는 여실히 드러난다. 2000년대 아파트 실질가격을 살펴보면 서울의 경우 부동산 버블의 핵심이었던 강남 아파트 가격은 2006년 말이 고점이었으며, 서울 강북은 ‘뉴타운 광풍’이 불었던 2008년 4월 이후 하락하고 있다.
이러한 가격 하락은 부동산 수요가 늘지 않으면서 지속될 전망이다. 가격을 떠받치는 수요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수요가 늘어나려면 개인의 구매력이 더 생겨야 하는데, 그러려면 임금이 늘어야 한다. 하지만 평균 임금 수준은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소득이 높던 베이비부머가 은퇴하고, 돈 못 받는 젊은이들로 고용시장이 채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득이 없는 한 금리가 아무리 낮아도 대출을 받아 집을 사려 하지 않는다.
선대인 소장은 “부동산 불패신화에 기댄 가격 거품, 주택 공급과잉, 급격한 저출산·고령화, 신규주택 감소 등은 1990년대 초반 일본 상황과 유사하다”며 “국내 부동산 시장이 일본식 장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적지 않으며, 이미 그 초기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한다.
❷ 저출산·고령화
집 살 수 있는 인구 감소
집이 필요한 30세 이상 인구는 1973년 1100만명에서 2008년 3000만명으로 늘어났다. 1인당 국민소득은 1973년 400달러에서 2만달러가 됐다. 빠르게 경제가 성장하고 인구가 늘면서 집을 사려는 수요가 매년 증가했고, 집값은 폭등했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1980년대 2명이던 출산율은 2005년 1.08명으로 급격히 감소했으며 최근에는 그나마 나아져 1.1~1.2명 정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다. 반면 고령화 속도는 가장 빠르다. 우리나라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7%인 고령사회에서 20% 이상인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데는 26년이 걸릴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OECD 국가들이 초고령사회에 도달하는 데 80년 이상 걸렸으며, 그동안 가장 빨랐다는 일본도 36년이나 소요됐다.
이러한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인구증가 둔화는 주택 수요 감소의 시한폭탄이다. 부동산 매매 패턴은 30대 후반과 40대 초반에 부동산을 산 뒤 50대 전반에 다시 부동산을 사고, 60대 이후에는 부동산을 매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우리나라는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60대 이상의 노령가구는 늘어나는 반면 주택을 매입하거나 넓혀가는 연령대인 30대 후반~50대 초반 가구는 오히려 가파르게 줄고 있다. 주택의 주수요층에 해당하는 30~54세 인구 감소는 주택 수요 감소로 이어져 주택시장이 구조적인 장기침체에 빠지게 된다. 이들 연령층은 지난해 2072만명을 기점으로 줄어들고 있다.
일본도 30~54세 인구의 감소가 주택시장 장기침체의 주요인이었다. 일부에서는 먼저 고령화가 진행된 다른 나라에서는 일본과 같은 급격한 부동산 가격 하락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선대인 소장은 “실제로 인구구조 변화와 고령화만으로 부동산시장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하지만 급격하게 고령화가 진행된 일본보다 한국의 고령화 속도가 더 빠르다는 점에서 주택시장이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수요는 줄어드는 반면 우리나라 주택시장은 구조적인 공급과잉 상태에 빠져 있다. 수도권 지역에서 미분양은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미 부실화가 많이 진행된 건설업계는 대량 부도사태에 직면해 있다.
<대한민국에서 집없는 부자로 살자>의 저자인 박홍균씨는 “집을 살 수 있는 실제 생산인구의 감소와 아파트 공급과잉이 아파트값이 붕괴되는 가장 주요한 요인”이라고 단언했다.
인구 증가 추세가 둔화된 가운데 주택공급 과잉은 심화되고 있지만 부동산업계에서는 가구수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주택수요가 늘어나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가구수 증가의 대부분은 주택 구매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1~2인 가구다. 1인 가구와 2인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각각 147만원, 267만원에 불과하다. 고가의 아파트를 구매할 수 없는 상황이다.
월평균 소득이 398만원인 3인 가구의 증가속도는 둔화되고 있으며, 월평균 소득이 460만원과 466만원을 기록한 4인 가구와 5인 이상 가구수 역시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그만큼 주택 수요는 줄어든다는 얘기다.
- 1. 은퇴한 베이비부머는 주택의 수요자가 아니라 공급자로 전환되면서 주택시장에 상당한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2. 고령화·저출산으로 인해 실제 생산인구가 감소하면서 주택수요는 빠르게 감소한다.
공급자로 바뀌며 가격 하락 선도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1955~1963년에 태어난 800만명의 베이비붐 세대가 주택시장에서 빠르게 빠져나가면서 주택수요를 위축시키기 때문이다. 자녀들을 출가시키고, 직장에서 은퇴한 베이비부머들은 더 이상 집을 사지 않거나 기존보다 작은 주택으로 옮겨간다.
베이비부머들은 금융자산보다 부동산 자산의 비중이 높고, 빚을 지고 있는 경우도 많다. 베이비부머의 자산은 평균적으로 금융자산 6000만원, 부동산 3억2000만원으로 구성돼 있다. 전체 가구 평균 금융자산 7000만원, 부동산 2억2000만원에 비해 부동산 비중이 크다.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베이비부머의 비중은 74%에 달한다. 이들 세대는 자녀들의 대학(원) 교육이나 결혼 자금 마련, 노후생활 등을 충당하기 위해 부동산 자산을 매각할 수밖에 없다.
최윤식 소장은 “베이비부머들이 1년에 한 번 손자들을 보기 위해 큰 집을 계속 유지하거나 자녀들에게 유산으로 상속하기 위해 팔지 않고 보유하지도 못 한다”며 “노후가 갈수록 불안해지는 추세여서 은퇴세대의 주택 수요는 더욱 위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비부머가 주택 수요자가 아니라 공급자로 바뀌면 주택시장은 엄청난 충격을 받게 된다. 주택 수요는 더욱 감소하고 매각 등으로 인해 주택공급은 증가해 주택 가격이 회복되기 어렵다. 만약 베이비부머가 내놓은 주택을 30~54세 연령대의 신규 수요층이 받아 줄 수 없으면 주택 공급 과잉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 2015년에는 신규 은퇴세대에 진입하는 50대 후반 세대가 30대 전반 세대보다 많아지게 된다. 30대 전반 세대가 모두 주택을 산다고 가정해도 은퇴 연령층이 내놓은 주택을 소화할 수 없다는 얘기다.
강종만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베이비부머의 부동산 매각이 단기간 내에 집중될 경우 부동산 가치가 급락할 수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주택연금을 활성화해 주택 매각 시기를 분산하고, 신규 주택 공급을 적정 수준으로 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❹ 저성장·저물가·저금리 돌입
저성장 장기화로 경제 활력 떨어져
권주안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실장은 “저성장 진입으로 인해 향후 주택수요 창출력은 미약할 것”이라며 “이 때문에 주택수요는 장기적으로 약화될 것”이라고 점쳤다.
한국 경제는 외환위기 이후 잠재성장률이 4% 수준으로 떨어졌다. 실질생산인구 감소의 영향이 본격화되는 2015년 이후에는 잠재성장률이 한 단계 더 떨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저성장 기조는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드는 모습이다. 지난 9월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연 2.5%에서 동결키로 결정했다. 올 들어 기준금리는 지난 5월 연 2.75%에서 2.5%로 인하된 이후 4개월째 동결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미국의 재정불안과 유럽 경제의 회복 지연 등 대내외 불안요인의 영향으로 성장률이 크게 개선될 가능성도 높지 않다. 수출 중심의 경제구조에서 수출이 주춤하는 가운데 내수까지 위축되면 저성장이 길어질 수 있다. 우리 경제의 저성장 기조의 고착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저성장이 장기화되면 국민소득이 그만큼 줄어들고, 경제 활력이 떨어진다. 소비 위축은 내수 침체를 가속화시킨다. 경제가 저성장인데 부동산 같은 자산 가격이 오를 가능성은 매우 낮다. 오히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줄면서 전세금이 올라도 과거처럼 주택구매로 돌아서는 사람이 줄어들고 있다.
최윤식 소장이 내놓은 시나리오는 이렇다. “전 세계가 장기적인 저성장에 들어가면 강력한 경기상승 모멘텀의 지원을 받지 못해서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부동산 가격 폭락의 국면에 서서히 진입할 것이다. 2007~2008년 고점에서 집을 산 사람들에게는 고통의 시간이 될 것이다.”
저금리도 바로 주택 구입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대출금리가 인하되더라도 실수요자들은 거품이 꺼지기를 기다리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아직 주택을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경제적 능력이 좋지 않다. 저성장·저금리 상태가 지속되면 주택구매 수요보다 월세 수요가 더 큰 폭으로 늘어난다. 저금리 상황에서는 반전세나 순수 월세 계약이 집주인 입장에선 유리하기 때문이다.
❺ 주택시장의 시한폭탄 가계부채
집값 하락 금융권 부실로 이어져
10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 문제는 언제든 부동산 시장뿐 아니라 한국 경제 전체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뇌관이다. 지난 2분기 말 기준 한국의 가계 부채는 980조원에 달한다. 그동안 집값이 떨어지면서 원금과 이자 부담 때문에 소비 지출이 어려운 ‘하우스 푸어’와 집을 팔아도 은행 대출금마저 갚을 수 없는 ‘깡통 주택’이 양산됐다.
가계부채가 늘어난 원인은 다양하지만 2005~2007년 부동산 시장이 치솟던 시기에 수많은 가구가 은행에서 돈을 빌려 집을 샀기 때문이다. 문제는 가계부채 증가율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웃돈다는 데 있다. 1999~2012년 연평균 가계부채 증가율은 11.7%로, 이는 같은 기간 GDP 증가율(7.3%), 가계의 가처분소득 증가율(5.7%)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특히 은행권보다 상대적으로 고금리 대출을 취급하는 비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세도 우려되는 현상이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5.7%에 그쳤지만 비은행권은 11.2%로 집계됐다.
선대인 소장은 “2008년 이후 내수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도 주택담보대출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며 “이는 정부가 무리한 부동산 부양정책을 지속하고 은행의 무분별한 대출이 지속됐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가계부채는 갈수록 늘어날 조짐이다. 지난 8·28 부동산대책이 사실상 자금공급을 통한 부동산 매매시장 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올 연말이면 가계부채가 1000조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심각한 규모의 가계부채와 주택담보대출이 부실화될 경우 집값이 급락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5년째 주택담보대출 만기연장을 통해 급한 불을 끄고 있지만 주택대출의 연체율이 증가하고 폭탄 돌리기식 대출 만기 연장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최 소장은 “주택담보대출의 만기가 점점 짧아지고, 분할상환방식도 줄고 있어 주택담보대출의 잠재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며 “더욱이 변동금리대출이 90%대에 이르기 때문에 금리가 인상되기라도 하면 채무불이행 가능성도 커지게 된다”고 예측했다.
집값이 하락할수록 이들에게 대출을 해준 금융기관도 동반 부실화된다. 특히 주택담보인정비율(LTV) 60% 초과 대출의 부실화가 급격하게 진행될 우려가 크다. LTV 60% 초과 대출 가구는 금융권에서 고부채 가구로 분류된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7월 국회 가계부채 청문회 당시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297조원 가운데 LTV 60% 초과 대출은 전체의 17.8%인 53조원으로 나타났다. 집값이 10~20%만 하락해도 연체율이 급등하고 은행이 경매 처분에 들어가도 원금을 회수할 수 없는 경우가 속출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LTV 산정 기준이 되는 국민은행 주택 가격은 호가 위주 가격으로 실제 집값은 이보다 더 하락한 경우가 많다. 실거래가는 5억원인데 호가는 여전히 6억원 수준으로 설정돼 있는 집이 많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실제 LTV 비율은 금융권이나 금융당국이 파악하고 있는 것보다 더 높다고 봐야 한다.
실제 선대인경제연구소가 경기 파주의 한 아파트 937가구의 주택담보대출 실태를 조사한 결과 호가 시세를 기준으로 50.2%로 절반을 넘었던 LTV 60% 이상 가구 비중이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하면 61.6%로 증가했다. 더 심각한 것은 대출금에 전세금까지 포함할 경우 LTV 100% 이상이 되는 가구가 47.9%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더구나 경매 낙찰률의 하락세가 2007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어 은행들이 원금을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선대인 소장은 “이미 호가 아래로 떨어진 실거래가를 LTV 산정에 반영하지 않은 채 은행권이 대출만기를 연장해 주고 있다”며 “향후 부동산 경기가 급락하게 되면 이 같은 위기 구조가 연쇄 반응을 일으키며 은행들에게 큰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❻ 깨진 부동산 불패신화
집으로 돈 버는 시대 끝나
2006년 10월 12억원(77㎡)에 육박했던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최근 7억6000만원에 급매물이 나왔다. 경기도 용인에는 최고가에 비해 반토막 난 아파트들이 즐비하다.
10년에 한 번 꼴로 부동산 투기 바람이 몰아쳤고, 한동안 부동산이 가장 훌륭한 투자처였다. 하지만 이제는 집으로 돈 버는 시대는 지났다. 과거처럼 빚을 내 집을 사는 것은 모험이다. 부동산이 현금이라는 공식도 통하지 않는다. 부동산 불패 신화는 이제 옛날 얘기가 된 것이다.
부동산 가격은 초기에 가파르게 오르다가 갈수록 상승률이 둔화된다. 일시적으로 집값이 주춤하거나 내리기도 하지만 대체로 가파르게 오르던 부동산 가격은 꼭짓점에서 오름세가 둔화된다.
주택 거품이 생기는 초기단계에서 집값이 급등할 때는 은행 대출이자와 세금 등을 제하고도 충분히 남는 장사다. 그러나 주택 거품이 정점에 이르면 상황은 달라진다. 물가 상승분, 세금 등을 감안하면 투자수익률은 제로에 가깝게 되고, 대출을 받아 집을 샀다면 수익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된다.
선대인 소장은 “매년 투자수익률이 최소 10% 이상은 돼야 투자처로서 매력이 있지만 이미 오를 만큼 오른 아파트가 매년 10% 이상 추가 상승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투자수익률이 떨어지면 투자 심리가 위축되는 것은 당연하다. 최근 서울 강남과 수도권 전역에서 집값이 정점에 비해 상당히 떨어졌지만 여전히 매수세가 없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일각에서 추가 상승 여력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 재개발 사업 지역 역시 개발에 따른 기대수익이 이미 반영돼 있다는 점에서 예전과 같은 대박을 터뜨리긴 어렵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부동산 불패 신화가 무너지는 것은 주택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것도 한몫을 했다”며 “집은 그냥 사는 곳이지 투자해서 돈 버는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❼ 전세제도의 소멸
집값 지속적 하락하며 전세 없어질 것
최근 전셋값이 급등한 것은 집값 하락 추세가 계속 되다 보니 일어난 현상이다. 주택이 더 이상 자산증식의 수단으로 여겨지지 않게 되면서 집값 하락을 부채질하고, 집값이 오른다는 믿음이 깨지니까 구입을 기피하고 전세수요로 몰리게 된 것이다. 반대로 주택 보유자는 전세 보증금을 받아봐야 저금리 기조 하에서 수익을 낼 수 없기 때문에 월세를 선호하게 된 것이다.
전세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독특한 임대 제도다. 유럽, 미국 등지에서는 ‘전세’라는 말 자체가 없다. 전세제도는 외환위기 이후 몇 번 주춤하긴 했지만 주택임대 시장의 주류였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거래량이 줄고, 집값 하락세가 본격화되면서 전세 시장은 위축되고 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기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면서 전세공급은 크게 줄었다. 2010년 12%에 불과했던 월세는 올해 20%까지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세는 51%에서 54%로 증가하는 데 그쳤다.
- 집값 하락이 지속되면 우리나라 특유의 임대제도인 전세도 사라질 전
- 망이다. 한 아파트 단지 상가 부동산중개업소 유리창에 전세 매물을
- 안내하는 전단이 붙어 있다.
전세 공급이 늘어나려면 매매가가 상승해야 하는데 집값이 하향 안정화되면서 전세 공급이 위축되고 이런 기조가 오래가면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를 배경으로 한 전세는 사라지고 고정 수입을 확보하는 형태인 월세로 전환될 것이라는 논리다.
전세 제도는 집값 상승을 전제로 하고 있다. 전세를 놓는 기간 동안 집주인이 부담하는 세금 등 각종 비용과 감가상각에 의한 주택가치의 하락만큼 집값이 올라야 본전이다.
임일섭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금융분석실장은 “집값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안정화되면서 전세 시장은 위축되고, 결국 소멸될 것”이라며 “이는 주택 투기자들이 사라지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당장 전세가 사라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전세금 상환 부담으로 인해 전세를 월세로 돌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은 경기 침체에서 전세보증금을 내놓고 월세로 돌릴 여력이 있는 집주인이 얼마나 될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세입자들은 전세를 찾고 집주인은 월세를 선호하다 보니 세입자들이 월세로 옮겨가는 것은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❽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중국의 성장통
불확실한 대외변수로 국내 경기 위축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신흥국의 시장 불안, 중국의 경기둔화 등 대외변수도 부동산 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높기 때문에 미국과 중국의 경기 침체는 바로 우리나라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충격도 피하긴 쉽지 않다. 양적완화는 5년 전 금융위기를 맞은 미국이 내놓은 통화정책으로 달러를 찍어내 유동성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양적완화 축소는 이러한 유동성 확대를 점차 줄이는 것으로 이 때문에 벌써부터 신흥국 금융시장은 요동치고 있다. 이는 양적완화 이후 신흥국에 유입된 달러화가 다시 미국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이다.
양적완화가 축소되면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나머지 통화는 상대적인 약세로 변한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금융기관의 이탈이 가속화되면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전체 경제도 흔들리게 되는 것이다.
양적완화 축소가 시작되면 금리 상승, 주가 하락, 환율 상승 등 시장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 특히 금리 인상은 경기 위축으로 이어지고 대출자의 대출부담 증가로 인해 주택 매물이 증가하면 집값 하락으로 연결된다.
이자 부담이 증가하면 기업들도 타격을 받는다. 은행들이 중소기업의 대출을 조이면 자금 사정이 원활하지 않은 중소기업은 부도로 몰리게 된다. 이 같은 부도 사태는 실업자 증가와 경기 침체를 낳고 이는 다시 주택시장의 침체로 이어진다.
한국 경제와 밀접한 관련을 가진 중국도 경기가 둔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전체 수출에서 대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5.1%에 달해 중국 경기에 특히 민감하다. 중국의 경기 둔화는 직·간접적으로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다. 중국과의 무역의존도가 높은 자원보유국이나 아시아 다른 신흥국 경기에도 악영향을 미쳐 우리나라 수출 하락 속도는 더욱 커지게 된다.
이러한 대외 변수로 인해 국내 경기가 위축되면 소득 증가세가 꺾이고 가처분 소득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소득이 줄어드는 가운데 교육비와 생활비 부담이 늘어나면 부동산에 대한 투자 여력은 크게 떨어지게 된다. 이런 양상이 지속되면 새로 집을 사기는커녕 당장의 생활비 확보를 위해 집을 파는 일이 늘어날 것이고, 이는 집값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다.
함영진 센터장은 “최근 부동산시장에 훈풍이 부는 것은 정부 대책 발표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인다”며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이에 따른 신흥국의 금융위기 등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의 위험요소는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에 빚내서 집을 사는 시기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 1.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는 결국 집값 하락으로 이어진다. 신흥국가에 대한 위기설이 확산되는 가운데 서울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외환 딜러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2. 지난 8·28 부동산 대책 발표 직후 부동산 시장이 꿈틀거리고 있지만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사진은 서울 강북의 한 아파트 단지 부근에 몰려있는 부동산 중개업소들.
연착륙 시기 놓쳐 ‘견착륙’ 해야
정부의 부동산 정책도 더 이상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다. 정부의 정책이 수요 회복의 계기를 만드는 것은 가능하지만, 부동산이 상승하기 위해서는 수요가 계속적이고 자율적으로 생겨나지 않으면 안 된다.
4·1 부동산대책은 ‘두 달 천하’로 끝났고, 8·28 부동산대책 발표 직후 부동산 시장이 꿈틀거리고 있지만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집값은 여전히 높은 상태에서 이미 빚을 내서 집을 살 사람들조차 거의 다 사버려 수요가 고갈됐기 때문이다.
선대인 소장은 “백화점 세일기간 종료를 앞두고 구매자가 몰리는 것처럼 취득세 감면 직전에 원래 집을 사려던 실수요자들의 주택거래가 몰리는 효과가 나타나 거래가 활성화된 듯한 착시 현상을 보이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대출 및 재건축 규제 완화, 세제 혜택 등의 발표에도 시장이 반응하지 않는 것도 이를 방증한다. 대출 규제를 완화하고 세금을 깎아준다고 해도 집값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빚을 내 집을 살 투자자는 없다는 얘기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더 이상 먹히지 않는 것은 우리나라의 부동산 시장이 ‘연착륙(Soft Landing)’이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부와 부동산 업계에서는 부동산 시장이 경착륙(Hard Landing)하면 경제 전체가 흔들린다며 연착륙론을 내세웠다. 이는 건설업계나 부동산 부자들을 위한 갖가지 부양책의 명분이 됐다. 지난 정부 5년 동안 20여 차례의 부양책이 쏟아졌고, 박근혜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대책도 이러한 연장선상에 있다.
하지만 연착륙을 부르짖는 정부의 정책이 오히려 경착륙의 가능성을 키웠다는 지적이 거세다. 선대인 소장은 “한국의 부동산 시장은 날씨와 활주로 여건을 볼 때 연착륙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무리하게 연착륙을 시도하다간 잘못하면 경착륙을 넘어 활주로 밖으로 미끄러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선 소장인 내놓은 대안은 바로 ‘견착륙(Firm Landing)’이다. 견(堅)착륙은 날씨가 나쁘거나 눈이나 비로 인해 활주로 노면이 미끄러운 경우 고도를 조금 빠르게 떨어뜨리면서 마찰계수를 높여 활주거리를 단축하는 착륙 방법이다. 안전한 착륙을 위해 활용하는 이 기술을 이미 연착륙 시기를 놓친 한국 부동산 시장에 적용하자는 것이다.
그는 집값 띄우기를 철회하고 위기관리 시나리오를 마련해 가계 부채 뇌관을 제거하고, 건설업계를 먹여 살리기 위한 토건 개발을 멈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저소득층과 취약계층에 주택 월세 보조를 지급하고, 전월세 대출은 최소한도로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대인 소장은 “그동안 연착륙을 외친 정부의 정책이 부동산 거품을 키우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일정한 충격을 받더라도 부동산 거품을 뺄 수 있는 정책을 착실히 밀고나가야 더 큰 위기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Tip | 집 사라고 부추기는 부동산 전문가들
대부분이 이해관계 얽혀 있어 신뢰성 낮아
지난해 수도권 지역의 아파트 가격은 전년 대비 6.9% 하락했으며, 거래량은 29.6%가 감소하는 등 극심한 침체를 보였다. 하지만 그동안 ‘집을 사지 마라’고 조언한 부동산 전문가들은 거의 없다.
부동산 분야의 대표적인 컨설턴트로 꼽히는 한 부동산 전문가의 최근 2~3년 발언을 찾아보면 이렇다. ‘하락요인보다 상승요인이 다소 우세, 주택시장은 올 하반기에 바닥을 찍고 상승세로 전환된다(2010.9)’, ‘본격적인 시장변화는 거래가 개시되는 설 이후가 될 전망이다. 봄 이사철이 되면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가격도 상승할 확률이 높다(2011. 2)’, ‘올 하반기 부동산 시장은 새 전환점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실수요자 중심으로 매수 심리가 다소 살아날 것이다(2011. 7)’, ‘2012년 부동산 시장은 변화가 빨라지고 상승전환 가능성도 커진 만큼, 내집 마련 시기는 가급적 내년 봄 이전으로 앞당기는 것이 좋다(2011. 12)’, ‘올 하반기는 부동산 시장이 상승세로 돌아 설 수 있는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다(2012. 5)’, ‘2013년 주택경기는 바닥을 탈출해 본격적인 회복기에 들어 설 것이다(2012. 12)’. (이 부동산 전문가의 블로그 참조)
이 인사뿐 아니라 대다수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난 2~3년 동안 ‘집을 사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그동안 주택시장은 등락이 있긴 했지만 하락세가 기조였다. 빚을 내 무리하게 집을 산 상당수의 가계는 하우스 푸어로 전락했다.
이들이 하는 대부분의 조언은 집값이 내려갔을 때 사두면 나중에 오를 거라는 식이다. 이런 주장들은 부동산 재테크 사이트나 자체 블로그, 또는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여과 없이 대중에게 전달된다. 그런데 집값이 언제 오르고 내릴지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맞으면 좋고 틀리면 할 수 없다는 무책임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주택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뀐 최근에도 부동산 전문가들은 자신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여전히 집을 사라고 한다.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에는 진정한 애널리스트가 없다는 자조 섞인 비판이 나온다. 그만큼 부동산 전문가들이 시장의 신뢰를 받지 못한다는 얘기다. 부동산 정보 제공업체나 건설·주택 관련 연구소들은 건설사의 논리를 앞세우기 마련이다. 분양대행업자, 컨설팅업자, 개발업자 등이 부동산 전문가를 겸하는 것도 문제다. 사업의 이해관계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실 언론도 이러한 비난에서 벗어나긴 어렵다. 일부 언론의 경우 부동산 광고를 매개로 건설업체들의 영향을 받는다. 주택사업에 참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Tip | 초고층빌딩의 저주
지금은 거품 꺼지는 시기…2016년께 완전히 거품 붕괴
단군 이래 최대 개발 사업으로 불리던 서울 용산개발 사업이 좌초한 데 이어 100층 이상 초고층 건물을 짓는 다른 사업들도 줄줄이 무산 위기에 처했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 DMC에 짓기로 한 서울라이트타워(656m, 133층)는 금융위기로 사업성이 떨어져 아직도 첫삽을 뜨지 못하고 있다. 현대·기아차그룹이 서울 성수동 뚝섬에서 추진했던 110층짜리 글로벌비즈니스센터 건립도 재검토되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 여파 등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자동차 수요 감소가 예상되면서 무리하게 사업추진을 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서울과 수도권에서 건립이 추진 중이던 100층 이상 초고층 빌딩 9곳 중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를 제외한 8곳이 중단됐거나 중단 위기다. 부동산 경기가 좋았던 2000년대 중반 ‘서울의 랜드마크’ ‘동북아의 허브’를 꿈꾸며 시작된 사업들이 금융위기 이후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부동산 침체, 수요와 공급을 무시한 무리한 계획이 빚어낸 예고된 결말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초고층 사업은 일반 빌딩에 비해 사업성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무엇보다 건축비가 만만찮다. 건축 방식 등에 따라 차이가 크지만 보통 20~30층 오피스 빌딩 건축비의 3~4배가 든다. 투자수익률도 하락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업무시설의 투자수익률은 2011년 6.97%에서 지난해 5.55%로 떨어졌다.
초고층 사업 무산 위기는 주변 부동산 시장에도 찬물을 끼얹고 있다. ‘초고층의 저주’가 거론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초고층의 저주는 1999년 미국 도이치뱅크의 분석가 앤드루 로런스가 100년간의 사례를 분석해 내놓은 가설이다. 거품이 절정일 때 초고층 빌딩 사업에 착수하지만, 막상 공사에 들어가면 거품이 꺼지면서 결국엔 경제가 침체의 늪에 빠진다는 것이다. 1931년 엠파이어스테이트(102층, 381m)가 완공되면서 대공황이 깊어졌고, 두바이 부르즈칼리파가 완공된 2010년에는 두바이 경제가 급락세였다.
이를 뒤집어 보면 우리나라의 불황을 내다볼 수 있다. 거품이 꺼지면서 초고층 빌딩 사업이 하나 둘씩 무산 위기에 처했고, 완공 시기인 2016년에는 거품의 완전 붕괴가 시작된다는 예측이 가능하다.
최윤식 소장은 <2030 대담한 미래>에서 “서울 시내에 보유한 부동산이 9.3% 정도인 외국인들이 이런 흐름을 읽고 2008년부터 매각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 이코노미조선
장시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