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금리인하 땐 2%대 예금 '전멸'…"일본 꼴 날라" 우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홍정규 이지헌 기자 = 한국도 일본과 같은 초저금리 시대에 들어섰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들이 속속 예ㆍ적금 금리를 내리면서 이제 '연 1%대 금리'는 우려가 아닌 현실로 다가왔다. 고령화로 은퇴자 등 이자 생활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7일 금융권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가 일어난 2008년 연 5.87%에 달하던 시중은행의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는 2010년 3.86%, 지난해 2.89%를 거쳐 올해 6월에는 2.68%로 가파른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더구나 최근 두달 새 시중은행들이 예금 금리를 잇따라 내리면서 고객들의 체감 금리는 연 2.2~2.3%에 불과한 실정이다.
실제 개인고객 수가 2천900만명으로 국내 최대인 국민은행의 주력 예금상품은 '국민수퍼정기예금'으로, 1년 만기 상품의 금리가 연 2.29%에 불과하다.
하나은행의 대표상품인 '고단위플러스 정기예금'과 '빅팟 정기예금'의 금리는 각각 연 2.2%이며, 우리은행의 '우리유후정기예금'은 3천만원 미만 가입시 연 2.3%의 금리를 준다.
미국에서 1년 동안 살다가 돌아온 주부 김모(40)씨는 "1년 전 연 2.9%짜리 정기예금을 농협은행에서 가입하고 미국에 갔는데, 이번에 만기가 돼 재가입하려고 보니 금리가 연 2.3%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지난 14일 한은이 기준금리를 기존 연 2.50%에서 연 2.25%로 0.25%포인트 인하하면서 연 2% 초반대 예금상품마저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다음 주에 관련 부서 회의를 열어 예금 상품의 기본금리를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폭인 0.25%포인트 안팎으로 인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우리은행도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전반적인 시장 금리의 하락이 예상돼 수신 상품의 금리를 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장금리의 향방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연 2.2%짜리 정기예금의 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된다면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연 2.0% 선을 뚫고 내려가게 된다.
더구나 일부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가 현실화한다면 연 2%대 예금 상품은 '전멸'할 것이라는 게 은행들의 예상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추가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된다면 은행들로서는 연 2% 예금 상품을 유지할 수 없다"며 "시장금리의 지속적인 하향 추세를 볼 때 연 1%대 예금 시대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기준금리 인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모든 지표를 고려해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말해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국보다 앞서 시중금리의 지속적인 하락을 경험한 일본은 이미 초저금리 시대로 접어든 지 오래다.
지난해 일본의 한 은행은 우량고객에 대한 특판 마케팅을 펼치면서 1~3년 예금금리는 연 0.3%, 5년 금리는 연 0.35%를 제시했다. 일반 정기예금의 금리는 0%나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문제는 한국이 일본이 간 길을 따라 초저금리 시대로 향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전효찬 수석연구원은 "우리나라가 이미 초저금리 시대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보는 것이 맞다"며 "세계적인 초저금리 추세를 우리만 벗어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자소득의 감소는 노년층에게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노후소득에서 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60∼80%대에 달하는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과 달리 한국은 그 비중이 13%에 불과하다. 더구나 노인복지 체계가 훨씬 미비해 이자소득 감소는 노년층의 소비 감소와 생활수준 저하로 직결될 수 있다.
전체 가계가 받는 타격도 크다. 2012년 가계 이자소득은 49조원으로, 이자소득이 총 가계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에 육박했다. 이자소득 감소가 가계소득 감소와 소비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금융연구원 박종규 선임연구위원은 "가계의 소득기반 확충을 위해 임금, 배당 등 기업이 가계로 이전하는 소득을 늘리고, 저축률 제고, 연금기반 확충 등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sahn@yna.co.kr zheng@yna.co.kr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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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안승섭 홍정규 이지헌 기자 = 한국도 일본과 같은 초저금리 시대에 들어섰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들이 속속 예ㆍ적금 금리를 내리면서 이제 '연 1%대 금리'는 우려가 아닌 현실로 다가왔다. 고령화로 은퇴자 등 이자 생활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7일 금융권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가 일어난 2008년 연 5.87%에 달하던 시중은행의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는 2010년 3.86%, 지난해 2.89%를 거쳐 올해 6월에는 2.68%로 가파른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더구나 최근 두달 새 시중은행들이 예금 금리를 잇따라 내리면서 고객들의 체감 금리는 연 2.2~2.3%에 불과한 실정이다.
실제 개인고객 수가 2천900만명으로 국내 최대인 국민은행의 주력 예금상품은 '국민수퍼정기예금'으로, 1년 만기 상품의 금리가 연 2.29%에 불과하다.
하나은행의 대표상품인 '고단위플러스 정기예금'과 '빅팟 정기예금'의 금리는 각각 연 2.2%이며, 우리은행의 '우리유후정기예금'은 3천만원 미만 가입시 연 2.3%의 금리를 준다.
미국에서 1년 동안 살다가 돌아온 주부 김모(40)씨는 "1년 전 연 2.9%짜리 정기예금을 농협은행에서 가입하고 미국에 갔는데, 이번에 만기가 돼 재가입하려고 보니 금리가 연 2.3%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지난 14일 한은이 기준금리를 기존 연 2.50%에서 연 2.25%로 0.25%포인트 인하하면서 연 2% 초반대 예금상품마저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다음 주에 관련 부서 회의를 열어 예금 상품의 기본금리를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폭인 0.25%포인트 안팎으로 인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우리은행도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전반적인 시장 금리의 하락이 예상돼 수신 상품의 금리를 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장금리의 향방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연 2.2%짜리 정기예금의 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된다면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연 2.0% 선을 뚫고 내려가게 된다.
더구나 일부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가 현실화한다면 연 2%대 예금 상품은 '전멸'할 것이라는 게 은행들의 예상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추가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된다면 은행들로서는 연 2% 예금 상품을 유지할 수 없다"며 "시장금리의 지속적인 하향 추세를 볼 때 연 1%대 예금 시대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기준금리 인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모든 지표를 고려해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말해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국보다 앞서 시중금리의 지속적인 하락을 경험한 일본은 이미 초저금리 시대로 접어든 지 오래다.
지난해 일본의 한 은행은 우량고객에 대한 특판 마케팅을 펼치면서 1~3년 예금금리는 연 0.3%, 5년 금리는 연 0.35%를 제시했다. 일반 정기예금의 금리는 0%나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문제는 한국이 일본이 간 길을 따라 초저금리 시대로 향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전효찬 수석연구원은 "우리나라가 이미 초저금리 시대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보는 것이 맞다"며 "세계적인 초저금리 추세를 우리만 벗어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자소득의 감소는 노년층에게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노후소득에서 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60∼80%대에 달하는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과 달리 한국은 그 비중이 13%에 불과하다. 더구나 노인복지 체계가 훨씬 미비해 이자소득 감소는 노년층의 소비 감소와 생활수준 저하로 직결될 수 있다.
전체 가계가 받는 타격도 크다. 2012년 가계 이자소득은 49조원으로, 이자소득이 총 가계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에 육박했다. 이자소득 감소가 가계소득 감소와 소비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금융연구원 박종규 선임연구위원은 "가계의 소득기반 확충을 위해 임금, 배당 등 기업이 가계로 이전하는 소득을 늘리고, 저축률 제고, 연금기반 확충 등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sahn@yna.co.kr zheng@yna.co.kr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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