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볼 맛집^^

[명동/충무로맛집] 화니 - 명품 한식 된장찌개, 간장게장 맛집(Scrap)

Tony the 명품 2015. 2. 8. 21:17


낚지볶음.




낚지도 신선해서 부드럽고 양념도 지나치지 않아서 맛있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 저는 별로 젓가락이 가지 않았다는 슬픈 이야기....

좋은 고추가루를 썼을 텐데,

아마도 고추장을 꽤 사용해서 텁텁함을 느끼지 않았나 합니다.




이날 개인적으로 최고였던 간장게장정식.







알도 실한 꽃게, 살도 풍성하고,

전혀 비리지도 짜지도 달지도 않게 아주 맛있습니다.

딱지에 밥을 비벼 먹어도 맛있고, 살만 발라내 먹어도 맛있고

살을 짜내서 밥에 비벼 먹어도 맛있고.....

맨 밥 한 숟가락 먹고 숟가락으로 장을 떠서 먹기도 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먹은 모든 간장게장 중 최고 세 손가락 안에 드는 맛입니다.

나원 참, 간장게장 먹으러 신세계백화점으로 올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마구 엄습합니다.^^




된장찌개.



얘는 게장정식에 포함된 것인데,

작은 뚝배기에 1인용으로 나오고 불도 있습니다.

그것도 좋은데, 그 구수한 맛이 일품이네요.

잡스러운 것 없이 달래와 두부만 넣었는데도

아주아주 깊고 무게 있는 맛이 납니다.

일반 된장찌개보다 약간 짠 편인데, 그 짠 맛이 역하기보다는

깊은 무게감으로 다가오는 것입니다.


그러면 간장게장정식은

환상적 게장과 훌륭한 된장찌개의 콜라보레이션이네요.

아름답게 불길한 예감이 더욱 깊어집니다. ㅎㅎㅎ




묵사발.


특이한 건가요? 묵사발에 동치미국물을 썼네요. 그런데 제게는 많이 답니다.

게다가 제가 원래 묵을 그리 좋아라하지 않는 터이기도 해서 별로 손이 가지 않았습니다.

함께 간 지인 한 분은 너무 좋았는지, 아예 사발을 들고 들이키시더군요.

맛은 역시 주관적인 취향입니다.^^






노력이 많이 들어갔을 태극전.

녹색은 부추, 붉은 부분은 김치랍니다.




그리고 이날 가장 아쉬웠던 불고기.





물론 개인적인 느낌이겠지만, 좋았던 고기도 조금 질겨진 듯했고,

육수 자체는 너무 들튼하지 않고 좋았는데,

고기에서 흘러내리는 국물과의 조합도 잘 이루어지지 않았죠.

너무 고급스럽게 두꺼운 불판으로 인한

과학적,식품공학적 원인이 있을 것 같습니다. 크~~

다른 요리들의 수준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는 느낌입니다.





마른부셰구이. 보리굴비와 비슷한 비쥬얼입니다.


사실 조기와 부세는 서로 많이 비슷한 생선입니다.

둘 다 같은 민어과에 속하지만 부세가 참조기보다 큰 대형종입니다.

생김새가 거의 비슷해서 그냥 보면 구별이 쉽지 않은 반면

육질에서 약간 차이가 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참조기를 선호하는가 봅니다.

시장에서도 부세가 참조기보다 가격이 저렴하죠.

그래서 꽤 많은 가게들이 보리굴비라고 하면서 부세구이를 낸다고 하네요.

돈만 아는 거짓부렁이들!



<화니>는 드러내서 정직하게 '마른부세구이'라고 합니다.

그 정직함이 무지무지 마음에 드는데다,그 맛 또한 좋습니다.




<화니> 밥이 아주 좋네요.

간장게장에서도 그걸 느꼈는데,

부세구이와 먹으니 그 맛이 더욱 드러납니다.




<소문>의 보리굴비가 깔끔 바삭 고소 담백한 맛이 일품이라면

<화니>의 부세구이는 매력적인 꾸리한 맛이 살짝 나면서

쫄깃하고 고소하고 아주아주 맛깔난 별미입니다.




한우갈비탕.




부드럽고 고소한 한우가 풍성히 들어간데다

국물이 진하고 구수하고 좋네요.


하지만 한우로 갈비탕을 하면 그 가격은 어떻게 하지요?

"탕"이 너무 고급스러운 것 아닐까요?

서민의 고뇌입니다. 




이 엄청난 식사의 피날레는

<화니>의 시그너쳐라는 한우바싹불고기.




당연히 <역전회관>의 바싹불고기와 비교하게 됩니다.

백화점의 특성상 숲불을 사용하지 못해 숯불향은 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역전회관>처럼 끝부분이 숯에 그슬려지는 멋도 없습니다.


그래도 맛있습니다. 충분히 야들야들 부드럽고 기분좋게 달달하고,

무엇보다 부각에 올려서 먹으면 그 조화가 훌륭합니다.

부각을 어떻게 생각해 냈는지 존경스럽습니다.

백화점의 한계성을 넘어서려는 열정과 정성과 노력이겠죠.



그것이 제가 느낀 <화니>입니다:

자부심, 자존감이 만들어내는 열정과 정성과 노력.


백화점의 식당으로는 특별한 명성을 쌓아온 <화니>가

지금까지 써 오던 평범한 시판 장류와 쌀을 버리고

상당히 값비싼 명품 장류와 쌀을 내는 "태바시"와 손을 잡은 것은

주어진 상황의 한계와 현재까지의 솜씨를 뛰어넘어

더 맛있는 음식을 창조하고 대접하려는 열정과 정성과 노력인 것이죠.


마찬가지로 최고를 추구하는 "태바시"와의 협력이

어떤 아름다운 열매를 맺을지 무척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