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ny의 잡생각...^^

뇌졸증 아내를 돌보는 남편의 모습에 '뭉클' (펌)

Tony the 명품 2010. 3. 24. 05:29

결혼 전, 나의 배후자는 '평생 나만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내게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늘 곁에 있어주고 지지해줄 수 있는 사람이여야 한다고요. 그것이 부부간의 믿음과 신뢰라고 생각했으니깐요. 어느날 뜻하지 않게 그 모든 것을 몸소 보여주시는 부부의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갑작스런 할머니의 병환으로 하룻밤을 병원에서 묵게 되었습니다. '뇌졸증전문치료센터'인 그곳에서는 안타까움과 연민과 갑갑함에 힘겨운 사람들 뿐이였습니다. 고통만이 존재할 것 같은 그곳에서 발견한 한 중년 부부의 지고지순한 사랑은 '부부란 바로 이런 것'일지도 모른다는 감동 그 이상의 울림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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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게 여자 뿐인 병실에 허름한 츄리닝 차림의 아저씨가 눈에 띄었습니다. 아저씨는 몸이 불편한 아내를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마치 유리병을 다루듯 조심스럽고 살갑게 어루만지고 계셨습니다. 표현만 못 할 뿐 희노애락을 느낄 수 있는 아주머니는 아저씨의 농담에 해맑게 웃고, 가까운 지인의 방문에 스스로도 닦지 못하는 눈물을 하염없이 흘리시더군요.  

 

아주머니의 용변 흔적을 숨가쁘게 뒷처리를 하신 후에 머리를 빗겨주시며 "00씨, 나한테 이 빚을 언제 다 갚을꺼야~" 하며 자조적인 듯한 말씀에 아주머니는 미안한 듯 수줍은 미소만을 지어보이셨습니다.  

 

부부의 평탄치 않은 일상을 지켜본 제 눈에는 '처지가 죽고 싶을 만큼 부끄러운 모습이지만 부모나 자식에게도 보여줄 수 없었던 자신만의 치부 조차도 함께 공유한 부부이기에 세상적 부끄러움은 허울일 뿐이고 어떤 모습으로든 옆에서 살아 숨쉬고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는 20년 세월을 함께한 진짜 부부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어쩌면 남편의 머리 위에서 늘 호령할 것 같던 억척 아내가 한순간 아무것도 할 수없는 철없는 아이로 변한 모습에서 남편은 많은 연민과 미안함을 느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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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데, 아이러니하게도 병상에 누워계신 아주머니가 때아닌 부러움 아닌 부러움을 받기도 했습니다. 저렇게 봐주는 남편이 있으니 믿고 누워 있다는 둥, 우리 남편도 저렇게 해줄지 모르겠다는 둥... 게다가 결혼 20년째인데 아이도 없다면서, 아직 저런 금술이 있다는 것 자체가 마냥 신기하다고 하시더군요. 안타깝게도 많은 아내들이 남편에 대한 신뢰에 자신없는 모습을 보이시더군요.

 

남편분들 중에 자신에게 무슨 일이 생겨도 곁을 지켜 줄 수 있는 건 아내 뿐이라는걸 짐작만으로도 느끼는 분들이 많으실꺼라 생각합니다. 헌데, 아내들은 반대로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건 왜일까요? 애뜻한 마음을 숨기고 계시는 남편 여러분, 아내에게도 믿음을 주세요. 당신에게 무슨일이 생겨도 믿고 지지하는 영원한 후원자가 되겠다는 믿음 말이죠. 오랜 시간 함께 부부인데 숨길 것이 무어에 있겠습니까.

 

Tony의 잡 생각 : 요즘 우리 사회에서는 부부간의 사랑도... 정도... 너무나도 귀한 시기 인 것 같습니다.

              젊은 시절 불 꽃 같이 활활 타던 사랑도... 부부 라는 이름으로 연을 맺고... '백년해로'는 고사하고... 아니 단 10년도 같이

              살지 못하는 부부가 너무나도 많은 것 같습니다.

 

                그 원인이야 어찌되었든지... 넘 아름다우신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