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들이 가을 옷으로 갈아입은 서울의 거리. 회색 도시에서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쌀쌀해지는 날씨에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커피 한잔을 찾게 된다.
이런 커피 맛을 한층 더 살려주는 것은 아마도 분위기 일 것이다. 고즈넉한 카페가 많은 삼청동 거리와 호수의 야경이 돋보이는 석촌호수 카페거리. 이곳에서 마시는 커피는 그 본연의 맛 보다 그 분위기를 마신다고 하는 게 더 맞을 것이다.
도심 속 낭만을 부여하는 거리 '삼청동'과 '석촌호수 카페거리'를 걸어봤다.
광화문에서 삼청동행 녹색 마을버스에 몸을 싣고 달린지 5분. 2차선의 좁은 삼청로길에 촘촘히 심어진 은행나무 길이 인상적이다. 은행잎 카펫이 깔린 그 길을 따라 삼청동에 들어섰다.
- ▲ 은행나무 잎으로 물든 '삼청동 카페거리'
특히 이곳은 옛 건물을 리모델링한 카페들이 대부분이다. 기존의 개인 한옥 주택 내부는 양옥 스타일로 개조됐고 동양과 서양의 조화를 느낄 수 있는 카페들은 골목골목 자리 잡고 있다.
- ▲ 한옥을 리모델링한 삼청동 카페들
Yellow Bricks의 이학준 사장은 "가끔 이 집에서 하숙했던 분들이 카페 안으로 들어오셔서 옛 생각을 추억하며 커피 한잔을 드시기도 한다"고 말했다.
- ▲ 한옥 하숙집을 리모델링해 카페로 변모한'Yellow Bricks'
이곳을 찾은 김윤희 (서울시 노원구) 씨는 "프랜차이즈 보다는 옛 분위기를 그대로 담고 있는 소소한 카페들이 인상적이에요. 앞으로도 계속 이런 분위기를 지니고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 지난 10월 30일부터 11월 14일까지 삼청동에서 열린 '삼청로문화축제'
이런 소소한 삼청동의 소소한 분위기의 반해 이국적인 분위기로 눈길을 끄는 카페거리가 있다.
- ▲ 녹음에 둘러싸여 있는 석촌호수 카페 '빠삐용'
석촌호수 산책로 옆에 위치한 카페 빠삐용(Cafe Papillion)은 녹음에 둘러싸여 마치 숲속에 있는 것 같다. 건물의 은은한 조명도 새어나와 편안한 느낌을 준다. 이 카페에서는 호수에서 산책하다가 잠시 들어와 편안히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눌 수 있는 분위기다.
- ▲ '석촌호수 카페거리'는 늦은시간까지 커피를 마시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서울 송파구는 작년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4개월에 걸쳐 석촌호수 경관개선사업을 진행했다. 이와 관련해 호수변에 기존 조명보다 색감이 밝고 입체적인 200여개의 LED 테마 조명을 설치했다. 바람결에 흔들리는 갈대에 LED 조명이 비춰 은은한 불빛을 연출하고 있다.
가을, 평소보다 조금 느린 걸음으로 산책하듯 카페거리를 걷는 것이 좋다. 하지만 더 좋은 방법은 목적 없이 기분 나는 대로, 느낌 가는 대로 걷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전혀 예상치 못한 자신만의 장소를 발견할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