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금 날릴 걱정에 가입하려던 '깡통주택 보험', 알고보니…
전셋값이 치솟는 요즘 경기 파주시에 사는 이모(32)씨는 전셋집을 계약했다가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매매가가 2억4000만원인데, 전세금이 2억1000만원에 달하는 집이었다.
주변에서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깡통주택'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지만, 이씨는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을 믿었다.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내놓은 일종의 보험 상품인데, 집주인이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는 상황이 돼도 공사가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대신 돌려주는 것이다. 전세금이 집값의 90% 미만이면 가입할 수 있고, 절차도 복잡하지 않았다.
세종시 부동산업소들이 전세 물량 등을 알리기 위해 내건 표지판.
이 보험은 '통지형 상품'으로 세입자가 보험에 가입했다는 내용증명을 집주인에게 보내고 집주인이 이를 수령하면 절차가 마무리 된다. 그런데 집주인이 내용증명 수령을 거부하면서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 가입할 수 없게 됐다. 이씨가 “깡통주택 걱정없이 전세금 돌려받을 수 있는 보험이라더니 보험 가입도 못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항의했지만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
공사 측은 "어찌됐든 집주인이 보험에 가입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가입 절차가 마무리 되는데, 내용증명을 수령을 거부하거나 집주인이 보험 가입을 거절할 경우 세입자가 가입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했다.
이씨는 "보험료 전액을 세입자에게 받으면서 집주인에게 보험 가입 허락까지 받아야 한다는 건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했지만, 공사 측은 "건물주 재산권과도 연관된 문제여서 주인 동의 없이는 보험을 들 수 없다"고 했다.
이씨는 "건물과는 관계 없는 내 전세금에 대한 보험을 드는데 집주인 눈치를 보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거듭 항의했다. 하지만 공사 측은 “규정이 그렇게 돼 있어 어쩔 수 없다”는 답변만 했다고 한다.
경기 고양시에 사는 한모(43)씨도 이 보험에 가입한 뒤 전세 계약을 하려다 막판에 포기했다. 한씨는 "전세 계약 직전 집주인에게 보험에 들테니 동의 좀 해달라고 했는데, 그러려면 다른 집을 알아보라며 계약을 거부했다"고 했다. 한씨는 “정부가 깡통주택 걱정 안 할 수 있도록 만든 상품이라고 했지만 사실은 집주인 동의라는 벽에 막혀 가입도 하기 어려운 상품”이라고 했다.
[이병희 기자 le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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